저는 면허를 따고 3년을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왜 안 타냐'고 물어볼 때마다 뭔가 부끄러웠습니다.
직장은 지하철로 왕복 2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아이의 어린이집 준비를 시키고, 집에서 출발하기까지 1시간을 써야 했거든요. 오후에 아이를 데려오고, 또 저녁 퇴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날마다 버스 안에서 졸렸습니다. 지쳐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아이가 '엄마 우리도 차 타고 가자'라고 말했거든요. 아이 친구들은 주말에 자동차로 어디 다니는데, 우리 아이만 버스를 타는 게 싫었던 거 같았습니다. 그때 정말 뭔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운전면허가 아니라 실제 운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영등포 근처에서 운전연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정말 많은 학원이 있었거든요. 1주일 동안 후기를 읽고 전화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3일 과정, 4일 과정, 1주일 과정까지 다양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3일 집중 과정을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35만원이었습니다.
첫 수업은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회사에서 빠져나와 학원으로 갔을 때 손이 떨렸습니다. 선생님은 30대 여자분이었는데, 먼저 '떨린다고 하셨네요, 다 괜찮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집 앞 이면도로에서 30분을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브레이크, 악셀, 핸들...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1일차 오후에는 동네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에서 정지하고, 초록불에 출발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제일 무서웠던 건 옆 차가 들어올 때였습니다. 내가 차선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 건지, 옆 차와의 거리는 충분한 건지... 매 순간 불안했습니다. 선생님이 '손 힘을 빼세요, 너무 긴장하면 핸들도 이상해집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2일차 토요일 아침 9시에 시작했습니다. 어제보다는 좀 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영등포 인근의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차선변경, 좌회전, 우회전... 모든 기본 기술들을 배웠거든요. 좌회전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신호를 보고, 맞은편 차를 보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데... 처음에는 8번 중 7번을 놓쳤습니다.
2일차 오후에는 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후진 주차, 평행주차... 정말 안 되더라고요 ㅠㅠ 선생님이 '사이드미러 보세요, 거기서 흰 선이 보이면 핸들을 15도 꺾으세요'라고 하셨는데, 처음 몇 번은 감이 안 왔습니다. 5번 정도 다시 빼고 들어갔을 때 겨우 들어갔습니다.
3일차 일요일은 실전의 날이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아이를 태우고 가야 할 어린이집까지 직접 운전했습니다. 일요일 오후라 차는 많지 않았지만, 실제 경로를 운전한다는 게 달랐습니다. 어린이집 입구 좁은 도로, 그 앞의 평행주차 공간... 모두를 성공했습니다.

3일 과정을 마칠 때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났습니다. 3년을 미루고 미뤄온 내가,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뜻이었거든요. 비용은 35만원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저렴한 투자였습니다. 매일 지하철 스트레스, 버스 탈 때의 시간 낭비... 그 모든 게 이제는 내 시간이 되었거든요.
연수가 끝난 지 1주일 후, 저는 혼자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첫 번째는 손에 땀이 났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해냈습니다. 이제 2개월째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시간도 줄었고, 퇴근 후 아이랑 놀 시간도 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3년을 미룬 게 너무 아깝습니다. 그 3년 동안 얼마나 많은 버스를 탔고,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내가 변했다는 게 기쁩니다. 아이도 이제 '우리 엄마 차가 제일 좋아'라고 말합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이고, 정말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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