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따고 9년을 지냈습니다. 정말 9년입니다. 처음 1년 동안은 '곧 운전하겠지' 했고, 그 다음 3년은 '이미 늦은 거 아닌가' 싶었고, 나머지 5년은 '이대로 살면 되지 뭐' 하면서 살았거든요. 운전면허는 지갑 속에 자리만 차지했고, 실제로는 손도 안 댄 채로 살았습니다.
남편은 계속 '이제 운전해봐' 라고 했지만 항상 내일내일 미뤘습니다. 출근도 지하철로 했고, 장을 봐야 할 때는 남편한테 시켰고, 아이 학원도 버스로 보냈습니다. 근데 올해 들어서 일산으로 이사를 왔더니 달라졌어요.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 간격이 길었거든요.
아이 학원이 3개였는데 모두 버스로 가야 했습니다. 월요일 3시, 수요일 4시, 금요일 2시... 그리고 내 약속, 직장 일... 버스 시간표를 들고 다니면서 일정을 조정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아이가 '엄마는 왜 운전을 안 해?' 라고 물어본 날 결심했습니다. 진짜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남편에게 '나 운전연수 받겠다' 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놀랐습니다 ㅋㅋ 9년을 미루던 사람이 갑자기 한다니까요. 그런데 진짜 더 이상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일산에 이사 온 게 정말 계기가 됐습니다.
네이버에서 일산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자차운전연수를 찾았어요. 내 차가 있었거든요(쏘나타). 가격은 15시간 기준으로 50만원부터 75만원 사이였습니다. 리뷰를 읽으며 한 곳으로 정했는데, 가장 많은 리뷰가 있었고 '장롱면허도 해낼 수 있다'는 후기가 많았어요.
전화로 문의할 때 '9년을 못 했는데 괜찮을까요?' 라고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9년, 10년도 있고요. 얼마든지 충분히 가능합니다. 우리가 도와드릴 테니까' 라고 하셨거든요. 이 말 한마디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비용은 5일 15시간 코스에 60만원이었습니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9년을 꼼짝도 못 한 제 입장에서는 '이제 자유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돈내산으로 결정했습니다.
1일차는 목요일 오전 10시였습니다. 아침부터 떨렸습니다 ㅠㅠ 9년 만에 핸들을 잡는다니... 손에 땀이 났어요. 선생님이 도착하셨을 때 첫 마디가 '괜찮습니다. 떨려서 당연합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였습니다. 이 말에 좀 안심했습니다.
처음 1시간은 기초 중의 기초였습니다. 시트 조절, 핸들 위치, 백미러와 사이드미러, 페달 위치...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ㅋㅋ 선생님이 '당신은 새로운 사람처럼 배우시는 게 맞아요. 이 차는 당신의 차니까 이렇게 정확하게 배우는 게 좋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긍정적인 말씀이 정말 많으셨어요.

처음으로 차를 움직였을 때 정말 떨렸습니다. 집 앞 좁은 골목에서 거의 1시간을 보냈어요. 직진, 우회전, 좌회전... 반복하고 또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다 멈추다를 반복했는데 선생님이 '맞아요. 처음엔 이렇게 하는 거예요. 엑셀과 브레이크를 몸으로 배우고 있는 거거든요' 라고 하셨습니다.
2일차는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어제와 다르게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호수공원로라는 4차선 도로였는데 차도 많았거든요. 처음에는 떨렸지만 선생님이 '당신은 어제 기초를 배웠으니까 이제 그걸 써먹으면 돼요. 기초가 있으니까 훨씬 쉬워질 거예요' 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그 말이 맞았습니다. 어제 배운 것들이 오늘 도움이 됐거든요. 신호 맞춰서 직진하고, 신호 맞춰서 우회전하고... 반복하다 보니 리듬이 생겼어요. 선생님이 '좋아요!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어요. 당신은 빠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일차는 토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이제는 차선 변경 연습이 들어갔어요. 용산로라는 정말 복잡한 도로로 갔습니다. 차도 많고 신호등도 많았거든요. 처음 차선 변경할 때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백미러 보고, 사이드미러 보고, 옆을 봐요. 다 확인된 다음에 천천히 나가세요' 라고 했어요. 처음엔 3번을 시도해야 했지만 나중엔 한두 번에 됐습니다.
이날 큰 변화가 있었어요. 갑자기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아, 나 할 수 있겠네?'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ㅋㅋ 선생님도 '어제와는 달라지셨어요. 눈빛이 달라졌어' 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주차 연습도 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이 아니라 야외 주차장에서 연습했는데 생각보다 쉬웠어요.
4일차는 월요일 오후였습니다. 5일 중 4일을 이미 했으니까 거의 끝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날은 실제 생활 도로 체험이었어요. 아이 학원까지 가는 길을 직접 운전했거든요. 학원 앞까지 주차도 하고... 이게 진짜 제 생활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감정이 북받쳤습니다 ㅠㅠ
5일차는 화요일 오전이었습니다. 마지막 3시간이었어요. 선생님이 '이제 당신은 혼자 할 수 있어요. 5일 동안 이렇게 배웠으니까. 마지막은 당신이 가장 무섰던 거 한 번 더 해보자' 라고 했습니다. 저는 차선 변경이 제일 무섰으니까 복잡한 도로에서 여러 번 했어요.
5번, 10번...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동으로 나가더라고요. 선생님이 '봐요! 지금 보세요. 당신은 이제 운전자입니다. 장롱면허도 탈출했어요'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눈물이 났어요 ㅠㅠ 정말 9년 만에 탈출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비용은 총 60만원이었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지금은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 학원도 내가 태워다주고, 장도 내가 보러 가고, 직장도 차로 다니고... 제 삶이 정말 달라졌어요. 장롱면허 분들, 이제 정말 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선생님이 정말 좋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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