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언제 우리 며느리 운전면허를 쓰는 건데?" 라고 물으셨을 때 정말 창피했습니다. 면허를 따고 7년을 줄곧 집에만 있었거든요. 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남편이나 택시를 타고, 시어머니 진지하신 목소리에는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원래 원인은 작은 사고였습니다. 5년 전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때 차선 변경하다가 옆 차를 조금 긁었거든요. 물론 보험으로 처리됐지만, 그 이후로 차선 변경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트라우마였어요. 매번 한 차선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차 타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근데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달라졌습니다. 혼자 데려갈 수 없는 곳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육아용품 매장도 멀고, 아기 헬스도 혼자 가야 하고, 병원도 자주 가야 했어요. 남편은 일이 바쁜데 매번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넌 운전 못하니까" 하는 식으로 대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때 정말 정신을 차렸습니다.
영등포에서 도로운전연수 업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검색하니까 꽤 많았는데, 후기를 읽으면서 진짜 전문적이고 초보자 맞춤형인 곳을 골랐어요. 가격은 14시간에 56만원이었는데, 한 달 치 유치원비 정도라고 생각하니까 값어치가 있어 보였습니다. 내돈내산으로 결정했습니다.

첫 번째 수업은 아침 10시에 영등포 근처 조용한 주택가에서 시작했습니다. 차를 탔을 때 손이 떨렸습니다. 강사님이 "차선 변경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셨는데, 여기서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그걸 극복해볼 거예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한마디가 정말 희망적으로 들렸습니다.
첫날은 기본기 복습이었습니다. 핸들 잡는 손 위치, 페달 위치, 미러 조정... 진짜 처음 면허 딸 때 배운 것처럼 차근차근 했습니다. 강사님이 "7년 안 하셨으니까 몸이 잊었을 텐데, 다시 기억하게 됩니다. 서두르지 말고 느릿느릿 해봅시다" 라고 해주셔서 조금은 마음이 놨습니다. 이날은 2시간을 약속했는데 정말 두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이제 실제로 교통이 있는 도로에 나갔습니다. 영등포역 주변 도로로 나갔는데, 차가 정말 많았어요. 신호등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특히 우회전할 때 오토바이가 옆으로 지나가는 게 정말 무서웠어요. 강사님이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시면 됩니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라고 해주셔서 한 발씩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날에는 차선 변경 집중 훈련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제 트라우마인데, 정말 떨렸어요. 강사님이 "천천히, 사이드미러를 먼저 확인하고, 뒤에서 오는 차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 깜빡이를 먼저 켜고, 그 다음에 천천히 들어가세요" 라고 하나하나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3번이나 다시 빠져나왔어요. 너무 떨려서 타이밍을 못 잡았거든요.

넷째 날 오후에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후진이 정말 안 되더라고요 ㅠㅠ. 양쪽 거리감이 아예 안 잡혔거든요. 처음에는 3번이나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강사님이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어디쯤 보이면 핸들을 끝까지 꺾으세요" 라고 알려주셨는데, 5번째에 성공했습니다. 그 순간이 진짜 짜릿했어요.
다섯째 날에는 야간 운전 연습을 했습니다. 저녁 5시 반쯤 출발했는데, 해가 떨어지면서 도로가 달라 보였습니다. 앞의 차 테일램프만 보이는데, 거리 감각이 이상했어요. 강사님이 "밤에는 다른 리듬이 있습니다. 낮보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생각하면서 가시면 됩니다" 라고 했는데 이게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야간 운전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지막 수업인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에는 응용 연습을 했습니다. 차선 변경도 여러 번 했고, 다양한 도로에서 회전도 했고, 신호 대기 중에 앞 차가 깜빡이 없이 움직일 때의 상황도 연습했어요. 강사님이 "이제 충분합니다. 실제로 운전하시면서 경험이 쌓일 거고, 1주일 정도 지나면 완전히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14시간 비용은 총 56만원이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값진 투자였습니다. 7년 동안 받지 못한 자유를 얻었거든요. 이제 아이를 혼자 데리고 나가도 되고, 시어머니 집도 갈 수 있고, 긴급 상황도 혼자 대처할 수 있어요. 남편이 출장 가도 아이들을 안전하게 어디든 데려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한 달 반이 지났는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무서웠던 차선 변경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합니다. 영등포 도로도 이제 익숙하고, 다양한 길도 도전해보고 있어요. 7년을 미뤘지만 지금 운전하는 걸 보니 아까운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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